나랑 할 말 있잖아요. 소리 없이 말하는 거만한 눈빛. 이건 떠보는 거다. 내가 내보이길 바라는 거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자기한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내가, 어떻게 나올지를. 자신이 원하는 서두를 내 쪽에서 먼저 던지길 바라고 있는 거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상대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지 무의식중에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맘때쯤의...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스가키요] 까마귀가 나는 체육관 # 05 스가와라는 지금 어이가 없다. 굉장히 어이가 없었다. 아니 뭘 다정하게 말을 붙이고 앉아있냐. 그리고 네가 왜 같이 들어가? 저 녀석, 수작도 거는 성격이었나. 물론 좁디좁은 미야기 현에서도 시미즈 좋단 놈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예쁘다', '귀엽다' 라는 이유로 말마디라도 붙...
차라리 놀리는 거라고 해줘. 그렇지 않으면 착각하니까. 난 바보잖아, 그렇지? 날선 이에 짓눌린 스가와라의 입술에서 피가 스며나왔다. 시미즈의 이름을 부르고 한참, 혹은 찰나 동안, 혼란스러운 눈으로 시미즈를 바라보던 스가와라는 이내 입술에 맺힌 핏방울을 훑어내며 가볍게 웃었다. 시미즈의 이름이 주문이라도 된 것처럼 이름을 부른 순간부터 굳었던 몸이 슬슬 ...
˝……뭔가 소리가 들리는데.˝ ˝아아. 이 다급한 발소린 분명…….˝ 콰당탕, 요란한 소리를 내며 체육관 문이 열렸다. 보통 이런 소리를 내며 체육관에 들어오는 사람은 니시노야, 히나타, 카게야마, 텐션이 오른 타나카 정도. 그리고 해당하는 녀석들이 전부 옆에서 공을 튀기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 그렇다면 이렇게 요란스러운 등장을 할 만한 사람은 한 명...
시미즈를 보지 못하는 동안의 하루는 느리다. [스가키요] 까마귀가 나는 체육관 # 02 찰그락, 찰그락- 열쇠고리를 손에 쥐고 굴리면서 스가와라는 중얼였다. 진학반으로 오지 말 걸 그랬나. 이유는 다른 것 없이 하나였다. 취업반으로 원서를 썼다면 시미즈와 같은 반이 될 수도 있었을 일이니까. 허무맹랑하지만 꽤나 자주 하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지금쯤 시미즈랑...
지각이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지각! 스가와라는 전에 없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못 일어났지, 지금 일어나서 어느 정도로 뛰면 늦지 않을 수 있나, 택시를 타면 길이 많이 밀릴까, 따위의 생각도 여유가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법이었다. 욕실로 뛰어가며 대강 계산해 보니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는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어젯밤에 다 쓴 비누 바꿔두길 ...
녕안하세요 사근입니다. 공지 몇 자 추가합니다. ※ 각종 2D 장르의 2차 연성 및 네임리스 드림 게시물을 올립니다. ※ 각 게시물의 내용은 등장인물의 신분 및 연령 등을 포함하여 모두 설정으로 이루어진 허구이며, 미성년자로 보일 수 있는 등장인물은 설정상 전원 성인임을 밝힙니다. ※ 모든 게시물은 개인에 따라 민감하거나 트리거를 불러 일으키는 내용을 포함...
* 2017년 장편 스가키요후타 체육관 연가 재업입니다. 시미즈는 예쁘다. 스가와라는 생각한다. 벤치에 앉아서, 드링크를 타는 시미즈를 보면서 생각한다. 까마귀처럼 검고 멋 없게 헐렁한 체육복 소매 밑으로 빼꼼, 비어져 나온 손 끝이 희다. 손끝은 만든 드링크를 바닥에 내려놓고 빈 통을 집어든다. 숙여지는 목덜미를 따라 길지 않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밀밭 물...
과몰입 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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